한국을 12년 전 떠날 때에도 아파트는 많았고, 대세였다. 고층 아파트도 제법 생겨나기도 했었다.
지금은 아파트 층고가 기본이 30층은 되어 보인다. 훨씬 높은 아파트들도 즐비하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의 가격이 대략 10~15억쯤은 한다고 하던데 서울의 아파트를 다 합하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IMF 이후 중산층의 몰락은 시작되었다고들 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고들 한다.
그런데 내 눈엔 국가는 회복된 듯(?) 보이지만, 국민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빠른 속도로 중산층이 몰락한 것으로 보인다. 27년 전 출장 갔던 일본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건 왜 일까? 고층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즐비하고 말도 안되는 아파트 집값 역시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된다.
100일을 지내면서 밖을 나가면 항상 느끼던 것이 있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지하철을 타고 있는 사람들, 길거리나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들의 얼굴에 "활기"라는 것이 없다. 무언가에 짓눌려 찌든 모습이 언뜻 언뜻 보인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무엇을 보고 있을까 궁금해서 힐끗 쳐다보게 된다.
게임을 하고 있다. 유튜브를 보고 있다. 블로그를 읽고 있다. 뉴스를 보고 있다. 그런데 재밌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시간을 때우려는 듯 보인다.
초등학교부터 학교는 물론 온갖 종류의 학원을 다니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죽어라 공부를 하고 엄청난 경쟁을 뚫고 겨우 들어간 대학을 졸업하고 힘겹게 입사를 한다. 누군가의 대견스러운 자식일 것이다. 이렇게 되기도 몹시 힘들다.
그런데 돈을 벌기위해 입사해 몇 년을 모아야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자신의 집으로 만들 수 있을까?
초봉을 500만원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실제는 이렇게 받기도 힘들겠지만).
500만 원 * 12개월 = 6,000만 원 / 6,000만 원 * 10년 = 6억 / 6,000만 원 * 20년 = 12억
물론, 진급도 할 것이고 보너스도 받을 것이기에 이 숫자보다는 더 많겠지만, 이는 한 푼도 안쓰고 모았을 때이다.
12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그 개고생을 해서 서울대를 졸업하고 최고의 직장을 잡았다고 쳐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장만하려면.... 계산도 잘 안된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한다고 해도 아기 낳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
한편에선, 부모를 잘 만난 덕(?)에 5억이 넘는 페라리를 타고 밤거리에 굉음을 내며 질주하며 경찰에게 "나 잡아 봐~라" 놀이를 하고, 한 병에 1년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 술을 동네 슈퍼 콜라 마시듯 하는 그들만의 광란의 파티를 즐기고, 그런 그들에게 어떻게든 간택받기를 갈구하는 젊은이들.....
우리의 미래는 어린이요 젊은이라고 했는데, 우리에게 진정 미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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