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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삶

한국 방문 : 대한민국 공기의 질 - 심각한 미세먼지

 

 

이번 100일간 한국을 방문하면서 첫 날 공항에서부터 온 몸으로 느끼고 격하게 반응 했던 것이 있다면 말로만 듣던, 매체에서만 접하던 중국발 "미세 먼지" 였다.   

 

AQI(Air Quality Index) 실시간 사진

쿠바 여행때 만났던 대부분의 한국 여행자들로 부터 들은 말이 마스크 수준이 아니라 방독면을 쓰고 다녀야 할 정도라거나, 유학생들이 또는 내 자식들이 한국에 다녀오면서 말하는 공기의 질에 대한 말들을 그저 좀 심해졌나보구나 정도였고, 심지어 요즘 젊은이들이 과장이 좀 심하군 내지는 엄살이 많이 섞여 있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는 아닐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아름다운 금수강산인 우리나라에 대한 믿음도 한 몫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공기를 마시고 살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건강상의 큰 문제가 될 것같다는 생각은 기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12년 전에 공항에서 마주쳤던 이름 모를 한 여인이 그의 남편을 향해 내밷은 말이

 

" 욱 ! 나 이런 공기에서는 못 살것 같아...  다시 비행기타고 바로 돌아가야겠어.  그리알아 !  " 

 

많이 짜증스럽고 퉁명스러웠던 말투였다.   속사정은 알 길이 없으나, 짐작컨대, 오랜 시간을 캐나다 또는 미국에서 살다가 무슨 일로 한국을 방문했던 것 같다.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더 그런 반응이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 당시 나는 속으로 그 여인을 엄청 욕을 했던 기억이 있다.   

 

" 지가 언제부터 얼마나 청정한 곳에 살았길래 그 따위로 말을 하는 것이야!  꼴값떨구 자빠졌네 "  라고....

 

12년이 지난 내가 이젠 그 꼴값을 떨고 자빠진 모습이 되고 말았다.   그 모습이 싫었던 만큼 내 스스로 그렇게 느끼지 않으려 꽤 애를 쓴 것 같은데도 말이다.    

 

100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3번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주위의 핸드폰에서 엄청 큰 사이렌 소리가 나는 것이다.   내 것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모든 핸드폰에서 울려 더 크게 들렸다.    확인해 보니 문자가 온 것인데, 미세 먼지의 농도가 심해질 것이니 주의 하라는 뭐 그런 경고의 글이었다.    뭐랄까 좀 허탈했다.   헛 웃음이 났다.

 

거리를 걸어 다닐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음식점이나 카페에 갈 때 그 어느때라도 외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로 즐비하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내가 적절치 못한 곳에 놓인 그릇처럼 매우 어색한 이방인인듯 느껴지곤 했다.    "마스크를 너도 써야지 왜 안쓰는 것이야!"  라고 내게 말은 안했지만 강력한 압력이 느껴지기도 했다.

워낙 갑갑한 것을 싫어하는 탓이기도 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내겐 너무 어색하고 엄청 보기 싫었던 것 같다.  

실제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100일간 내내 목이 거북하고 아프고 기침을 자주했고,  심했던 때는 목뿐 아니라 코와 눈까지 따끔거리고 나중엔 두통까지 생겨 고생한 때에도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남아도는 마스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스크를 한 모습이 왠지 몹시 싫었다.

 

내가 다시 캐나다로 오기 얼마 남지않았을 때,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마스크를 쓴 사람들 물결이 넘쳐나는데 이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 같았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고 서빙하는 모습은 안쓰럽기도 했지만, 왜 난 보기 좋았을까...

 

예전엔 전혀 경험할 수 없었던 변화였다.   그다지 달갑지 않은 변화이기도 했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두렵기도 하다.

 

갑자기 영화 "인터스텔라"의 먼지 폭풍의 장면들이 떠 올랐다.   내 상상의 나래가 지나친 면이 없진 않으나, 멀지 않은 미래에 아니 내 자식들 세대엔 그런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스크를 항상 써야만 하는 세상이라....       생각만 해도 싫다.

 

AQI(Air Quality Index) 실시간 사진

기러기 2년과 캐나다 이민 12년을 합쳐서 지금까지 나는 캐나다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내 인생의 잃어버린 15년 ... 뭐 그렇게 느껴왔기에 좋을 리가 없었던 것 같다.   거의 유일하게 좋아한 것이라곤 맑고 청량한 공기와 새파란 하늘에 떠 있는 그림처럼 보이는 구름정도.

 

한국에서 100일간을 지내고 돌아온 지금,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캐나다의 공기가 새삼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심호흡을 하면 할수록 내 몸이 느끼는 너무나 큰 차이의 공기의 질.....   하루라도 빨리 내 나라 한국도 이런 공기로 가득찬 나라로 다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래본다. 

캐나다로 이민 온 것을 항상 후회하고 살아왔는데,

이제서야 이민 온 것도 괜찮은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