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란 곳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대학을 꼭 가야겠다는 자녀가 있다면 그거야 말릴 이유가 없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점에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없어요"라든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든가 하는 자녀가 있다면 굳이 등 떠밀어서 대학을 보내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 이곳 캐나다 런던에는 13학년이란 제도가 있다. 12학년을 졸업할 즈음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1년 더 학교에 머물면서 진로를 생각해 보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듯하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1년 꿇는 거다. 사실 꿇다, 꿇었다는 표현이 좋으니 나쁘니 보다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마땅히 나아가야 할 차례에 못하다"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표현 같기도 하지만,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마땅히 나아가야 할 차례에 못하다 라는 식의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괜찮아 앞이 잘 안보일 수도 있어 1년간 찬찬히 더 생각해봐" 이 정도의 의미랄까?
어쨌든 힘든 결정으로 대학을 가기로 했다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내가 쓰는 돈이 얼마나 되고, 학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들과 대출에 대한 사항들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 캐나다 대학/대학원 학비(캐나다 통계청 자료 : 2017/2018 평균)
내가 사는 런던은 온타리오주에 속하기때문에 보시는 바와 같이 학비가 캐나다 전체에서 제일 비싸다.
그나마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는 나은 편이나, 유학생은 거의 4배의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캐나다의 학비는 10년 동안 매년 200~300 CAD$ 인상되어 왔다. 2019년도의 캐나다 학비 평균은 6,700 CAD$ 로 예측하고 있으나, CASA(캐나다 학생회 연합)의 집계는 8,451 CAD$ 로 집계되었다. 즉, 통계청 대비 학생의 실질 학비 부담감은 1,700 여불 이상 더하다. 유학생의 경우, 학비만 거의 1억이 든다. 거주비와 식비까지 합한다면........
2. 학과에 따라 학비는 또 달라진다.(캐나다 통계청 자료 : 2017/2018 평균)
3. 학자금 융자(OSAP : Ontario Student Assistance Program)
위의 금액들을 보면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경우는 그나마 한국 대학 학비대비 엄청나게 큰 부담은 아니나, 유학생의 경우는 저 금액에 거의 4배를 해야 하므로 부담스러운 돈이 아닐 수 없다.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경우라도 저 학비를 매년 내면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모가 돈이 있다 하더라도 이곳의 문화는 거의 "부모 장학금"이 없다고 보면 맞다. 그럼 어떻게 학비를 조달하는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당 평균 17시간은 최소 일을 하고, 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 후 풀타임 직업이나 알바를 통해 학비와 생활비를 조달한다. 학비는 큰 목돈이 들어가므로 학비 대출(Loan)인 오삽(OSAP)을 통해 해결하지만, 결국 이 돈은 빚이기 때문에 졸업 후 사회의 첫발을 빚을 진 채 시작하게 된다.
졸업 후 직장을 잡아 오삽의 빚을 다 갚는데 평균 5년에서 7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학비 관련된 기본 용어(University/College)
Grant | 대학에서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학비 보조(완전 꽁짜 : 전혀 갚을 필요 없음) |
Bursary | 대학이나 다른 교육단체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장학금(대부분 갚을 필요 없음) |
Scholaship | 장학금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장학금과 성격이 많이 다름.(공부를 잘해야만 받는 것이 아님) |
Sport Scholaship | 체육 특기자들이 받는 장학금 |
Academic Scholaship | 우리가 생각하는 공부 잘해서 받는 장학금 |
OSAP | Ontario Student Assistance Program의 약자이며, 학비 대출금임(Loan) |
오삽(OSAP)에 대해 알아보자. 오삽은 온타리오주에 국한된, 학자금 융자(Loan) 프로그램이다. 각각의 주마다 조금씩 다른, 그러나 기본은 같은 프로그램이다. 대학생이라면 이 오삽을 모르면 안 되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부모가 무조건 보조를 해준다면 모르겠으나, 이곳은 설사 부모가 부자에 속한다 해도 대학 등록금을 무작정 보조하는 그런 부모는 별로 없다. 오삽은 학생 지원금의 성격으로 정부 지원금(Grant)과 대출금(Loan)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곳에선 자신이 진짜 공부를 하고 싶다면,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했다는 변명은 별로 통하지 않는다. 얼마간 자신이 충당해야하는 기본 생활 비용이 있고, 졸업 후 갚아야 할 빚이 발생한다. 물론, 재학 기간 중에는 이자가 전혀 붙지 않지만, 졸업 후에는 꽤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 보통 한국의 부모 중 여유가 있는 경우, 졸업과 동시에 오삽 대출금을 한목에 갚아주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일지라도, 오삽을 이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학비를 전액 보조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삽 신청에서부터 어떻게 내가 돈을 내고, 빚을 지고, 공부를 하는지 알게 해주는 것이 공부 못지않게 중요한 배움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스스로 갚아나가게 하는 것이 어쩌면 더 큰 공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찌 부모의 입장에서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까지 하기는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게 맞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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