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어 때문에 조기유학을 하려 하는가?
아직도 아이들에게 영어를 조기교육 하기 위해 이곳으로 오려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다.
영어공부(?)를 하러 이곳에 온다는 건 미친 짓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빨리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면, 한국에서 최소 중등 교육을 마치거나, 바람직하기는 고등교육까지 마치고 영어권 나라의 대학에 유학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제대로 된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며, 여러 가지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모국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습득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이 영어권 나라의 학교를 다닌다고 부모가 맹신하는 것처럼 영어를 외국인처럼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착각이다.
아직도 "버터 발린 듯한 영어 발음을 하는 영어를 하면 영어를 완벽히 잘 하는군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심지어 이곳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이곳 토박이들의 귀에는 소위 "악센트"가 섞인 말로 들리고, 그나마 그정도가 되려해도 모국어인 한국말을 집에서도 완전히 차단하고 살아야 겨우 그 액센트 섞인 영어가 전부이다. 게다가 모국어인 한국어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말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할뿐더러 말하는 것도 엉망이다.
부모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영어도 완벽히 하고, 한국말도 완벽히 잘하는 자녀일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건 완전한 착각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현실은 영어도 그냥저냥 하는 정도고 한국말도 그냥저냥 하는 정도이다. 이나마도 다행인 수준이다. 부모들이 처음에 생각했던 시각을 빌려서 다시 표현하자면, 영어도 별로, 한국말도 별로인 자녀가 대부분이다. 한국에 계신 부모들이여! 이런 자녀를 원하십니까?
부모님들의 과욕과 맹신을 탓할 것인가? 아니다. 나쁜 놈들은 따로 있다.
부모들이 이러한 맹신과 과욕에 사로잡혀 있는 이유가 뭘까?
빌어먹을 "결정적 시기 가설(The Critical Period Hypothesis)"라는 썰이다.
공교롭게도 이것을 처음 제시한 인간이 캐나다의 신경생리학자인 Penfield와 Roberts이다. 그들의 주장은 "인간의 좌뇌가 언어기능, 우뇌가 시각, 공간, 인지기능으로 전문화되는 두뇌의 편중화 현상이 사춘기에 완성된다."는 이것이다. 몇몇 실어증 환자들과의 겨우 몇 년간의 실험, 자신이 몬트리올에서 살았던 체험이 고작 이 썰의 근간이다. 나 역시 별 볼 일 없는 공학도였지만, 물질을 가지고 실험을 해도 기본 가정과 실험의 오차 등이 실험적 근간을 받혀주기 어려운데, 하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몇몇의 실험과 자신의 체험으로 주장하는 가설을 마치 그것이 진실이고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즉, 영어를 습득하려면 뇌가 편중화되기 전에, 유연성이 사라지기 전에, 사춘기를 넘기기 전에 해야 한다는 것으로 확장 변질되어 한국의 부모들의 생각과 마음에 하나의 "믿음"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덧붙여 부모들이 영어 때문에 받은 "트라우마"나 빌어먹을 "한"도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주장은 어떠한 가정 아래 실험하고 체험한 것을 토대로 이런 것 같더라라는 말 그대로 썰인 것에 불과한 것이다.
신경생리학자 그 둘을 욕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그들 나름대로 학문적 탐구과정의 하나로 자신의 주장을 한 것이고 당연한 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냥 "그럴듯한 썰이네"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그럼 진짜 나쁜 놈들은 누구일까?
한마디로 영어 교육 학원들과 출판업자들, 조기유학을 조장하는 유학원들, 이들의 작태를 방관만 하는 언론들.... 이런 놈들이 나쁜 놈들이다. 그저 학문적 조그만 단편인 썰을 이용 해 마치 진실인 양, 사실인 양 떠들고, 책 만들어 찍어내고, 서평이나 써주고, 이를 보도하고 활자화하는 쓰레기 같은 기자들, 이를 방관만 하는 지식인들.... 이들이 얻는 것은 돈이기 때문이다. 돈이 나쁜 놈일까? 아니다. 그걸 이용하는 저들이 나쁜 놈들이다. 이용당한 우리들의 부모들과 어린아이들은 저들의 "봉"인 것이다. 조기교육이다 뭐다 해서 입은 피해가 얼마인가? 이제는 제발 조기 영어교육이라는 말을 꺼내는 인간이 있다면 입을 확 찢어놓고 싶지만 그러면 감옥 가니까 참자. 할 수 있는 건 그저 쌩까는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있어 영어란 무엇인가?
수많은 언어 중 하나의 언어일 뿐이다. 근데 힘이 많이 쎈 언어이다. 숫자가 많아서? 아니다. 전 세계에서 숫자로만 하자면 스페인어가 최고다. 언어란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내가 하는 말을 전하고 알아들으면 그만이다. 그들처럼 발음하고 유창한 듯한 영어가 목적이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발음하는 것 또한 가능하지도 않다. 불가능하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실력의 영어는 말이 아니라 글에 있다고 생각한다. 말도 물론 잘하면 좋겠지만, 글을 잘 쓰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곳 캐나다뿐 아니라 영어권 대학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중요시하는 항목이 에세이(Essay)다. 이것은 이민자든 유학생이든 상관없이 캐나다인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좀 더 고등한 교육으로 진행을 할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글쓰기(Writing)이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 중점적으로 배운 영어는 리딩(Reading) 즉, 독해였다. 그러다 보니 어려운 글조차도 읽는 것은 아주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듣고 말하고 쓰는 건 수준이 한참 아래이다. 세상이 조금 바뀌면서 듣고 말하는 교육에 더욱 중점을 두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큰 성장을 하면서 조기교육이란 광풍이 불며 큰 신빙성도 없는 하나의 썰을 나쁜 놈들이 이를 이용해 괴물을 탄생시킨 것에 불과하다.
100% 나의 생각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아직 모르나,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 살던 어린 시절엔 서울대에 가면 최소한 직장을 잡는 문제에 있어선 인생이 거의 탄탄대로였다. 그러니 서울대를 박이 터지든 말든 가려고만 했다.
근데 대학엔 왜 가려하는가? 원래 대학이란 것이 고등교육까지 마치고 나니 내가 공부를 더 심도 있게 하고 싶다. 더 큰 학문을 하고 싶다. 그래서 가야 하는 것이 대학이다. 그저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한 스펙의 하나로 가는 곳이 대학이 아니어야 한다. 고작 10여년 다니다 짤릴 그 직장을 위해 그 많은 돈과 시간을 대학다니는데 쓴 단 말인가?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소수이긴 하나 대학에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나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투자해 이루어 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봐서 기쁘고도 부럽다. 부러운 이유는 내가 만약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만 있다면 나는 대학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자녀가 공부를 잘할 것이라 또는 잘해야만 하는 것으로 믿고 싶다. 그러나, 저마다 타고나는 그 무언가가 각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저들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주자. 공부를 좋아하는 자녀들에겐 공부를 끝까지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악기나 그림에 관심이 많고 재능이 있어 보이면 두려워하지 말고 하게 해주자. 설사 게임을 좋아한다 하더라도 재능이 있는지 자녀와 같이 해보며 스스로 재능이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어느 분야에서건 10% 범주에만 들면, 명성을 얻고, 돈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하물며 자녀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뭘 더 바라겠는가? 부모도 연약한 인간인지라 두려울 것이다. 자녀가 게임만 좋아한다면 더욱 두려울 것이다.
우리는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지 나의 기준으로 자녀를 만들어 내고 싶은 건 아닌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하겠다.
영어는 그저 소통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더 이상 자녀들에게 부모의 "한"을 대물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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