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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이민

캐나다 온타리오 런던 이민자 : 편의점(Convenience Store)

 

현재는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캐나다 이민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직업은 단연 편의점(Convenience Store)다.    7년 전에는 런던 KBA(Korean Business Association)에 가입된 업소만 200개가 넘었는데 현재는 140여 개로 줄어있다.   가입이 안된 한인 편의점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본 편의점의 상황과 역사(?) 

 

1. 1970년대

 

이곳에 온 한인은 20여 가정 정도였단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이민을 선택한 세대이다.   설사 돈이 좀 있어서 온 가정일지라도 당시 한국에서 미국 달러를 가지고 나갈 수 있게 정부가 허락을 하지 않았다.  최대 200달러였다.(물론, 당시에도 힘 있는 자들과 돈 많은 자들은 얼마든지 가져 나왔겠지만)   그러다 보니, 당시에는 현재의 필리핀 이민자들 보다도 생존에 대한 위협과 욕구가 훨씬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이었던 부분은 당시 캐나다는 이민자들에게 지금과는 달리 상당히 호의적이었고, 무상으로 제공되는 혜택이 많았다고 한다.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최대의 무기였던 그들은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시간이 흘러 조금씩 돈을 모으게 되면서 유태인들의 전유물이었던 편의점에 관심을 갖게 된다.   편의점이 돈이 된다는 걸 간파해서이기도 했겠지만, 더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당시의 한인들은 영어 소통이 잘 안되었기 때문에 그나마 영어 소통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 대걸레 자루에 빨간 고무장갑을 불어 끼운 것을 손님에게 주어 원하는 걸 가리키면 알아듣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이 당시에 편의점을 한 분들은 꽤 큰돈을 벌게 되고, 빌딩 건물주가 되거나 호텔 같은 업종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당시는 돈을 받아 금전등록기에 넣을 시간이 없어 쓰레기 대봉투에 돈을 쓸어 담았다고 한다.   편의점의 황금기였다고 할 수 있다. 

 

2. 2000년 전후

 

이 즈음에 이민을 온 사람들은 제법 돈을 많이들 가져온 사람들이다.   독립이민의 자격이 안되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업이민을 택해서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형편이 좋아지는 때이기도 했고, 자녀들을 위해 이민을 택하기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다.   사업 이민의 특성상,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소위 "Small Business" 라도 해야 했다.  이 당시 상황은 황금기를 누렸던, 그러나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확대 및 편의점 품목 확대, 세금 변경 등으로 편의점 매상이 서서히 하락의 길로 접어드는 시기였다.  이 두 가지 상황이 맞물리면서 편의점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이때 편의점을 매수하게 된 사람들 중 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고가에 인수한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눈탱이를 맞은 경우가 된 것이다. 

현재의 시세로 보면 프리미엄이 반토막 심지어 삼분의 일 가격이 된 편의점이 대다수다.    빠져나오고 싶어 하지만, 자신이 산 가격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장사를 이어가는 형편이다.

 

3. 2010년 이후

 

그 전부터이기는 하지만, 조기유학의 붐이 일어 이민을 오게된 세대라 볼 수도 있다.   이들 역시 2000년 전후 이민 온 사람들과 유사하기는 했지만, 조금 다른 점은 기러기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기러기라 함은 부인이 아이들만 데리고 이 곳에 오고 남편은 한국에서 돈을 부쳐주어 부인과 아이들이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민으로 유입되는 가정은 2000년 전후에 이민 온 사람들 대비 줄어들지 않았으나, 상황이 다르다 보니 특별한 몇몇 가정을 제외하고는 섣불리 편의점을 매수할 상황이 안되었기에 2000 전후 이민 와 소위 눈탱이 맞고 가게를 산 사람들이 그나마 눈탱이를 칠 사람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형국이 되었다.   이 전까지는 어쨌든 이민 온 사람들이 "봉"이 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때 부터는 그게 쉽지 않게 된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러기들은 혼자여서 할 수 없는 경우이기도 했지만, 남편이 돈을 부쳐 주기 때문에 굳이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남편이 힘들게 부쳐주는 돈이니 어느 정도 정착이 된 부인들 중 일부는 알바(헬퍼) 수준일지라도 돈을 벌기도 하지만, 일부의 기러기들은 아이들 학교 보내고 골프를 치거나 다른 여가활동(?)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게 되어 기존의 이민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다.

 

4. 2019년 현재

 

약 30% 편의점은 적자 운영을 하며, 40% 겨우 먹고 사는 정도이고, 30%의 가게는 예전보다는 못해도 아직 형편이 괜찮은 편이다.  편의점은 분명 사양산업이 된 지 꽤 되었다.   그러나, 사양산업일지라도 어느 시대나 그렇듯 상위 20% 정도는 다른 비즈니스나 취업자들보다 돈을 버는 측면에서는 괜찮은 편에 속한다.   

지금은 한인 이민자의 유입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고, 그나마 유입되는 한인 이민자들은 학생을 가장한 이민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그저 2~3년 있다가 가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편의점을 기웃거리는 이민자는 거의 없다.

역시 아랍계 사람들과 중국인들이 편의점을 점령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쇠퇴해 가는 캐나다 편의점

왜 편의점이 한인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있었고, 현재에도 아직 많은 수가 운영을 하고 있는지 나름대로 유추해 보았다.

 

첫째, 특별히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둘째, 취직을 하기가 쉽지 않다. 

        1. 설사 취직을 하더라도 급여 수준이 2000~3000불 수준이고 이것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

        2. 먹고 살만큼 벌 수 있는 직장에 취직하는 사람은 가물에 콩나듯하고, 그나마도 준비하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셋째, 일자체는 힘들지 않다.(정말 쉽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시간에 얽매어 살아야 한다.

넷째, 30% 상위에 속하는 가게를 잡을 수만 있다면, 아직도 먹고 사는 것은 물론, 돈도 모을 수 있는 비즈니스다.

        

※ P.S : "김씨네 편의점"이란 드라마가 캐나다에서 방영중이다.  원래는 연극으로 만들어진 것을 시트콤 형식으로 다시 만든 것이다.   나는 연극에서도 그랬지만, 시트콤으로 만들어진 김씨네 편의점은 참 보기 역겨운 면이 있다.

나름 편의점을 하면서 사는 한인들의 애환을 그린 것도 물론 있으나, 참기 힘든 부분 역시 너무 많다.   이곳 캐나다의 언론이나 한국의 언론이 이를 보는 시각이 상당히 불쾌하다.  제대로 좀 봐라.  캐나다 언론이야 그렇다쳐도 한국의 언론 역시 참기 어렵다.   한국의 언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요, 기대하는 내가 바보스럽지만.

 

엄청 역겨운 "김씨네 편의점" 을 보고 이곳에서 편의점을 하는 사람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