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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이민

캐나다 온타리오 런던 ! 왜 이민을 생각하고, 또 오려고 하는 걸까?

 

일단 이민의 백과사전적 의미를 보자.   

이민(immigration)은 다른 나라에서 해당 나라로 임시 혹은 영구히 이주오거나 가는 것을 말한다.  유엔에서는 1년 이상 타국에 머무는 것을 이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생각보다 짧은 1년을 머문다해도 이민으로 간주한다는 소리다.

세월이 좀 더 흐른다면 국가간의 장벽이 의미 없어지는 날이 올까?

이민의 이유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경제적 이유, 종교적 이유, 정치적 이유, 문화적 이유, 교육적 이유, 안전상의 이유...... 등등   저마다 무수히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은퇴하고 생활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후진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경우나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가기도 한다.  전쟁이나 망명 난민 형태의 이민이 아니라면, 이민의 유형나 이유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경제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거의 모든게 돈때문인데 뭔들 경제적인 이유를 벗어날 수 있겠냐마는.)

 

우리나라에 국한해서 이민의 이유를 보자.

세대마다 당시의 상황에 따른 이민의 형태가 있는 듯하다.  다른 세대의 이민에 대해선 생략한다.  

내 또래의 사람들의 이민의 이유는 단연 자식들의 공부다.  그것도 그 웬수같은 영어에 얼마나 한이 맺혔는지 한국말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유학같은 이민이나 이민같은 유학들을 보냈다.

즉, 나를 포함한 이 당시의 사람들은 선진국에 돈을 벌어야겠다고 간다거나, 그 곳이 살기가 좋아서 간다거나, 우리나라에서는 희망이 없어 보여서 간다거나 뭐 이런 일반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오로지 자식의 영어공부가 중요했다.   아버지와 자식 그리고 가족간에 헤어짐조차 감수하고 갈 수만 있다면 보내고 떠나갔다.   무언가를 감수한다는 것은 그 만큼의 부작용을 낳게 되는 법이기에 사회의 현상으로 까지 나타난 기러기아빠의 비참함, 기러기 아빠만이 아니라 가족자체의 분열로 이어지기도 했고, 분열되지는 않았으나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 행복하지 못한 가족들도 꽤 많다.   이민 온 부모와 자식들의 소통의 문제나 영어에 대한 이야기도 따로 언급할 예정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기유학이란 것 자체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런 현상으로 한 몫 챙기기도 했겠지만, 그들만을 탓할 수도 없다.   나역시도 딸은 중2였지만, 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일때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민을 오게 되었다.    나름 아이들에게 좋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이유가 뭐든 가족은 장기간 헤어져서 살면 안된다.  피치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데 이곳 캐나다 런던에 11년을 살면서 알게 된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분명히, 표면적으로나 상황적으로는 아이들의 공부가 주된 이유인 것 같은데, 깊숙한 내면에 잠재된 것이었든, 의도된 것이었든 전혀 다른 이유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친하게 지내게 되는 사람들과 술도 한잔하게 되고, 사는 이야기, 이민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들을 하다보면 딱히 그렇다라고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이민의 이유가 아이들의 공부만은 아닌 경우가 꽤 많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시가댁이나 시어머니와의 심각한 불화, 번듯한 직장을 다니다 원치않는 명퇴를 당한 것이 쪽팔려서, 부모님을 모시는 게 싫거나 버거워서, 남편과의 사이가 심각해서, 한국에서 뭔가 사고(?)를 쳐서, ..........  즉, 뭔가로 부터 피해 도망을 온 것같은 이유들이다.   이유들중 가장 많이 들은 것은 시댁이나 시어머니와의 불화와 남편과의 사이가 심각해서 이다. 물론, 이민의 이유가 자식의 공부만 있을리는 없고, 그래야하는 법도 없긴 하다.   또 피해온 것일지라도 나름대로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 상황을 이겨내서 내 것으로 만든 후 이민을 온 것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고부 갈등엔 부처님도 돌아앉는다.

"인생에서 난 후회를 하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몹시 부럽다.   어떻게 후회 없이 살 수 있었을까?  혹시나 후회스러운 것이 나와 같이 많지만, 후회한다고 말해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 그냥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도 생각한다.  그렇든 아니든 안타깝게도 나는 이민 온 것을 후회한다.   이민 온 자체를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이민을 오게 된 이유를 후회하는 것이다.  여러 상황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채 이민 온 것을 후회한다. 

세상살이란 것이 참 묘해서 분명 후회스러운 이민생활이지만, 후회만 있는 것은 또 아니다.   좋은 것도 있다.   이민 오길 잘 했구나 하는 면도 있다.  좋은 것 속에는 항상 나쁜 것도 같이있고, 나쁜 것 속에도 좋은 것이 항상 같이 있는게 삶이 기에.......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분이 혹시라도 이 글을 본다면, "현재의 한국에서의 삶을 내 것으로 만들고 있는가?"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에 대해 고민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이민에 대한 이유가 명확히 서고, 그것이 내 것으로 소화가 충분히 되신 분이라면,  이런 고민이 끝난 분이시라면, 이민은 또다른 삶의 변화요, 행복으로 갈 수도 있는 "Good Choice" 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 이민의 복잡한 절차나 방법등에 대한 문제는 문제라고 할 수 없을만큼 간단히 해결하실 수 있을 것이고 설사 그런 것에서 벽에 부딪힌다 해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최소한 저와 같은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 당신을 속일지라도.....

※ P.S :  내가 이민을 고려하고 떠나올 때까지만해도 우리나라는 후진국내지는 중진국이란 말로 후진국을 벗어나는 단계에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요즘 내가 느끼는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 되었다고 말해도 될 듯 싶을 만큼 성장한 것 같다.  특히, 문화면에서 더욱 그렇다.(부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지만)   이곳에 사는 많은 한인들도 그렇게 느낀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최소한 나의 생각으로는 캐나다보다 선진국임을 자주 느낀다.  정치나 언론은 부끄러울 만큼 아직도 한참 후진국이라 생각되고, 교육이나 복지면에서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말이다.   이제는 캐나다나 호주 심지어 미국까지도 선진국이어서 이민을 가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내가 가끔 들르는 강차분 님의 한 유튜브를 보면 "왜 후진국에 이민가서 사냐?  여기가 후진국이라 생각하느냐" 뭐 이런 내용이 있다.   난 이걸 보면서 후진국으로 이민을 가면 어떻고 선진국으로 이민을 가면 어떤가?   선진국, 후진국이 이민에 그리 중요한 것인가?  내 나라에서 살든 다른 나라에서 살든, 후진국이든 선진국이든 행복하다면 그딴 것들이 뭐가 중요한가?   "뭣이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