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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여행

쿠바 트리니다드 밤문화 체험기 2편

 

쿠바 트리니다드의 또다른 명물중 하나가 아얄라 동굴 클럽이다.

보통 사람들은 동굴클럽 또는 Cave 라고만 편의상 부르는 편인데 정식 이름은 아얄라 디스코(Ayala Disco)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동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치장을 한 클럽이 아니라 진짜 천연동굴에 인공적인 클럽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산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둔덕이나 동산이라고 해야 할까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비포장임은 물론 돌 밭이라고 할만큼 길이 좋진 않다.   이곳을 낮에 오면 힘들 것이 별로 없다.    돌이 있고 패여있는 곳이 있더라도 다 보이니까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정도로 가벼운 동산정도이다.

문제는 이곳을 오기위해 남자들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자들은 힐을 신고 오는 사람도 제법 많기 때문에 가끔은 넘어지거나 다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한다.    왜냐하면, 오르는 길이 어둡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초행의 여행객 여자들은 더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나도 힐 뒤축이 부러져 숙소로 돌아가는 여자 여행객을 보았다.

 

저작권때문에 음악을 다른 걸 삽입했더니 맛이 그다지 안납니다.

 

일단 동굴입구에 도착하면 술 파는 함바집 같은 것도 있고 가볍게 먹을 거리도 파는 로컬 청년들을 볼 수 있다.

동굴 클럽 입장료는 5쿡이며 놀이 동산에서 채워주는 종이 팔찌 같은 것을 부착해 준다.   옷이나 가방등을 맡길 수도 있다.   계단을 따라 한 층 반 정도를 내려가 좁은 동굴길을 쭉 지나면 넓다란 마당이 나오고 오른편으로 작은 바(bar)가 있다.   이곳에서 정문에서 준 티켓표 같은 것으로 교환해 술이나 음료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돈을 내고 마시면 된다.     술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면 그 곳이 메인 스테이지이다.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배치되어 있고 조명과 음악이 본격적으로 클럽에 왔구나 하는 자각을 시켜준다.     

 

그런데 스테이지 가운데에 쿠바 청년들이 서너명 있고 그 주위를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과 로컬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다.

무슨 행사를 하나 보다 했는데 다름아니 일종의 "차력쇼"를 하는 것이다.

내 나이또래 분들은 익숙할 수도 있는 장면이긴 하다.    분위기나 느낌은 전혀 다르지만, 예전에 한국의 나이트 클럽이나 캬바레에 가면 차력쇼나 마술같은 것도 하곤 했기때문에 그런 것의 일종이겠거니 했지만, 한국이든 여기 쿠바든 왜 나이트 클럽에서 차력쑈 같은 것을 하는지 난 아직도 그것이 궁금하다. 

물 컵등을 올려 놓은 테이블을 이빨로 테이블 모서리를 물고 들어 올리고, 여자 여행객 2명을 테이블 위에 앉게 하고 역시 이빨로 테이블 모서리를 물어 들어올리고, 깨진 유리병 조각위에 맨 살로 누워 여행객 남자 둘이 가슴과 다리에 올라타게 하는등 나름 볼 만한 구경꺼리를 서비스 차원에서 해주는 것 같아 좋긴 했으나, 진행이 좀 더디고 지루한 면이 있고 차력쇼를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큰 감흥은 없었다.    그저 궁금하고 신기했을 뿐. 

비디오로 다소 길지만(엄청 짜른 건데도) 전체를 올린 이유는 단편적으로 올린 영상들은 많은데 전체가 나오는 것은 없어 보여서 입장부터 차력쇼까지를 만들었다.

 

차력쇼가 끝나고 본격적인 클럽 음악과 사이키델릭한 조명이 돌며 세계 각국에서 여행 온 몸치들과 로컬 춤꾼들의 광란의 밤이 시작된다.     쉰세대인 내 관점에서 보면, 나 젊었을 때와 정말 많이 다르긴 하구나 싶었다.   더욱이 쿠바의 살사란 춤이 남녀가 열정적으로 같이 추는 춤이다 보니 더욱 섹시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어디를 가나 진상들은 항상 있게 마련인가 보다.    술이 문제인지 사람이 문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술이 문제라면 술을 못이기는 사람의 문제가 되고 사람이 문제라면 술을 먹든 안먹든 상관없이 문제가 될테니 술 핑계를 댈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진상은 그냥 진상인거다.    술을 먹든 안먹든.

내 딸보다도 어린 한국 대학생에게 진상 짓을 하는 놈에게 "Don't touch her !"  한마디로 쫒아버린 내가 순간 우쭐한 맘이 들었다.    젊은 것도 아닌데, 붙으면 질 것 같은데 쫒아버리다니 쉬긴 했어도 아직 나한테 포스(?)가 남아 있나 싶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날 보자 마자 삼촌이라 부른 조카하기로 한 OO 이 .      나중에 떠나며 받은 쪽지에 그때 고마웠어요 삼촌이라는 글 귀가 별 거 아닌 일인데도 쉰세대 삼촌이라서일까 늙어서 그런걸까 왠지 이 묘한 뭉클함이란.

 

캐나다 런던에 돌아와서 새록새록 느끼는 거지만, 혹시라도 다시 가게 된다면 나이가 어떻든 촬영만 하고 오진 않으련다.   조금 찍고 같이 어울려서 밤이 새도록 놀다 오련다.   

  

 

꿈만 꾸다가 이제는 결정을 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원하는 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계획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눈앞에 걸리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벽에 부딪혀 나를 주저앉게 할 지라도

계획이 꿈을 압도해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 잡으며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