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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여행

개뿔도 모르는 쉰세대가 짭짭프로들고 쿠바간 이야기(1편)

 

생각은 참 단순했다.   

어느 유튜버가 그냥 액션캠으로 영상(사진) 찍어서 올리면 된다.   너무 쉽단다.

액션캠은 자동으로 놓고 하면 되고 복잡한 설정같은 건 필요없단다.   그래서 아마존에서 짭짭프로(캠팍)라는 액션캠을 $100 주고 구입했다.   가방도 주고, 뭐에 쓰는 물건인지도 모르는 여러가지 악세사리도 포함되어 있어 나름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했다.   첫 시험삼아 방수테스트 겸 콧바람도 쒤겸해서 나이야가라 폭포에 갔다.   뭣도 모른는 나에겐 제법 괜찮은 영상과 방수능력등 테스트는 일단 마음에 들었다.

아바나 거리를 헤매다 땀 좀 식힐겸 들어간 2층 까페에서 커피한잔과 더불어 비둘기 쫒기를 하는 아이를 찍어보았다

 

마침 쿠바에 젊은이들 흉내내기 배낭여행을 가게 된다.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간다.   

첫째, 내가 아직도 젊은이들도 힘들어하는 배낭여행을 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둘째, 젊어서부터 하고 싶었던 세계 배낭여행의 꿈이 단지 마음속 로망으로만 있는 건 아닐까?  실제 해보니 난 그런 여행을 할 깜냥이 안되는 그저 남들이 한다니깐 하고 싶었을 뿐일 수도 있는 그런 꿈을 꾸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난 이 두가지 의문에 해답을 얻고 싶어 상황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12박 13일 쿠바 배낭여행을 떠난다.

 

첫째날은 액션캠이라는 걸 들고 아바나 거리를 나선다.   호기롭게도 모자에 캠을 달고 1인칭시점으로 찍어본다고 해보았다. (좀 더 솔직한 이유는 내가 나오는 영상을 찍기가 두려워서 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아바나는 거리에 왠 개똥이 그리 많은지 영상을 찍기보단 개똥 피해다니느라 찍은 영상이 거의 엉망이었다.   더군다나, 모자에 달린 캠의 무게로 계속 밑으로 흘러내려 촬영을 한 것이 아니라 고생만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으나, 12월에 쿠바를 간 덕(?)에 엄청나다는 더위는 피할 수 있었다.   다음날은 아예 캠을 두고 나왔다.    찍고 싶지가 않았다.  구찮아서.

아바나 마지막날이라 세째날은 그냥 억지로 후진 삼발이(캠에 딸려온 악세사리)에 연결해 들고 나갔다.    손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만 빼면 세상 편했다.   돌아다니다 땀도 나고해서 들어간 까페가 생각보다 모던해서 놀랐고(사실 쿠바가 모던한 까페가 있을 것이란 생각자체를 안해서 그랬던 것 같다.), 커피한잔의 여유를 누리다 광장의 비둘기들과 쫒기놀이를 하는 꼬마아이를 찍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