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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여행

멕시코 여행 : 아쉬움을 남기고 바깔라르(Bacalar)에서 체투말(Chetumal)로.... 다시 팔랑케(palenque)를 향해..

 

 

진한 아쉬움을 남겨두고 바깔라르(Bacalar)에서 체투말(Chetumal)로 가는 ADO 버스 터미널에 왔다.   작은 동네이라서일까 터미널도 지금껏 본 중 가장 작고 허름하다.   체투말로 가는 이유는 이곳 바깔라르(Bacalar)에서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San Cristobal de las Casas)로 가는 ADO 버스가 가끔 있거나 자주 이유 없이 취소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체투말로 가서 산 크리스토발행 ADO 버스를 타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바깔라르의 ADO 버스 터미널

콜렉티보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배낭과 가방때문에 ADO 버스를 타기로 했다.   티켓을 끊고 한참만에 온다는 ADO버스를 기다리는데 정시에서 20분이 지났음에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으로 터미널 직원에게 물으니 아까 정시에 와서 이미 떠났다는 것이다.   엥?  이게 뭔 멍멍이 소리?   나중에 알고 보니 까리베(Caribe)라고 적힌 흰색 중형 밴이었던 것이다. 우린 빨간색 ADO 버스 또는 ADO라 적힌 버스만 줄창 기다린 것이다.     직원이 다음 차를 타고 가도 된다고 해서 또 한참을 기다린 후에 체투말행 까리베 밴을 탔다. ㅎㅎㅎ   이 까리베 밴 역시 중간중간 승객을 태우기 위해 서는 콜렉티보 밴과 같은 시스템이다.  다만 ADO 버스 회사 소속의 밴이라는 것만 다를 뿐....

 

 

어쨌든, 한바탕 쇼를 하고 탄 까리베 밴은 1시간을 조금 넘겨 체투말 ADO 버스 터미널 근처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산 크리스토발 행 버스는 한밤중에 출발하는 버스들만 있어서 7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했다.   이 시간에 체투말을 잠시나마 둘러볼까 하였으나, 짐 때문에 일단 포기했다.  사실 또 허둥지둥하는 해프닝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근처에 식사할 만한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SUBWAY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도 에어컨이 빵빵했다.   그곳에서 산 크리스토발 행 버스를 기다리면서 15시간이나 걸리는 버스를 어떻게 타고 갈지에 대한 걱정과 산 크리스토발의 숙소를 검색하던 중, 기발한 생각이 떠 올랐다.   왜 굳이 15시간이 넘게 걸리는 버스를 타고 산 크리스토발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을까?   어차피 가야 할 곳인데 팔렝케(Palenque)에서 내려 내가 보고 싶었던 파칼(Pakal)왕의 석관을 구경하고 산 크리스토발로 가면 시간상으로도 딱 맞을 것 같았다.    서둘러 산 크리스토발행 티켓을 팔랑케로 바꾸었다.  직원이 티켓 변경에 따른 불합리한 돈을 요구했지만, 장당 10 페소, 20 페소여서 그냥 주었다.   시간은 7~8시간 남짓 걸린단다.   오후 11시 50분 출발이니 도착하면 아침이라 숙소비용도 절약되어 꿩 먹고 알 먹기다.   아침에 투어 패키지나 자유 여행으로 팔렝케 파칼왕의 석관을 보러 가면 된다.

 

ADO 버스 터미널에 붙어 있는 SUBWAY

 

여행 정보를 보다 팔렝케에서 투어 상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팔랑케에서 픽업까지 포함해 투어 세 군데를 하고 저녁에 출발해 산 크리스토발에 데려다주는 상품이란다.    우리에게 딱 맞는 상품인 것이다.  가격비교도 할 필요가 없다.

ADO 버스값보다 조금만 더 주면 되는 상품이니 가성비로는 완전 짱인 상품이다.   

전화를 걸어 상품이 확실한지 확인을 했다.   팔렝케에 도착하면 연락을 하기로 하고 "패키지 2"를 예약을 했다. 

세군데 투어는 팔렝케 유적(Palenque Ruins) / 미솔하 폭포(Misol Ha) / 아구아 아술(Agua Azul) 이렇게 세 군데를 구경하고 산 크리스토발 ADO 버스터미널 옆에 내려준다

 

 

뭔가 어수선한 안개속에서 여행 동선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이제 팔렝케 버스를 타고 가기만 하면 된다.

 

ADO 버스 뽑기운이 안좋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버스 뒤칸 화장실에서 나는 심한 냄새로 나는 예민한 코 덕분에, 마누라는 차멀미로 7시간 팔렝케가 아닌 15시간 산 크리스토발행 버스였다면 우리는 둘 다 거의 죽음이었을 것이다.   산 크리스토발에서 팔렝케로 버스 티켓을 바꾼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