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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여행

트리니다드의 내츄럴 비치(Natural Beach) - 흡혈파리 조심하세요 !!!

쿠바 트리니다드 차메로 숙소에서 만난 여행객들중 조카들이 되어버린 내 딸보다도 어린 친구들 세명여행고수로 쿠바만 3개월을 다닐 예정이었던 친구가 있다.    굳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생각해보면 조카가 되 버린 친구들이나 여행 고수나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확율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것도 쿠바의 트리니다드라는 작은 마을에서 말이다.    정말 잠시의 만남이었지만, 그리 대수로울 일도 없었지만 말이다.  

 

쿠바 트리니다드 내츄럴 비치에서 보낸 즐거운 한 때

여행고수인 친구는 몇 년전에 이미 쿠바에 와 봤었고 좋아서 이번엔 3개월 코스로 쿠바 구석구석을 여행할 목적으로 왔다고 한다.     직업과 관련이 있는 일이라 사장이 3개월 휴가를 준 것이라고 했다.    부러웠다.    여행이 목적인데 일과도 관련이 되어 정말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것이라 더욱 부러웠다.

몇가지 여행 팁도 여행고수로 부터 알게 되었고, 한 눈에 딱 봐도 여행에 이골이 난 듯한 포스가 풍겨나왔다.

처음 보았을 때, 대형 가방이 세개나 되길래 다른 동료들과 같이 왔다고 생각했다.    연이 되려니 그랬는지 숙소도 나와 같은 숙소가 되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각자 여행의 스타일이란게 있다.       고적이나 유명한 유적, 박물관, 유명한 장소나 역사적 장소등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그는 어떤 장소에 대한 것 보다는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에 집중되어 있는 듯 했다.     그냥 보면 붙임성이 별로 없을 것 같은 친구인데 묘한 붙임성이 있다.    특히, 사람들에게 먼저 베푸는 쪽이다.    아무리 3달을 여행할 거라지만 그리 큰 가방을 세개나 들고 온 것이 몹시 궁금한 나는 프라버시를 무시하고 물었다.   " 뭘 그리 잔뜩 싸 들고 온 것인가? "  여행도 이골이 낫을 것인데 보통 여행을 자주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미니멀니스트들이 많은 듯 한데 말이다.     나같은 여행한 지 오래된 쉰세대도 어줍지않게 젊은 친구들 흉내를 낸다고 캐리온 가방하나에 백팩 하나 들고 왔는데. (솔직히 그런 흉내를 낸 것에 많이 후회하고 있다.)   그 친구 왈 " 가방의 2개 반은 전부 먹을 것과 사람들 나눠 줄 물품이에요. "   같이 4일을 지내면서 보니 로컬 사람이든 여행객이든 만나서 조금만 알게 되는 자리가 되면 일단 먹을 것, 그들이 필요로 할 것 같은 것들을 주섬주섬 챙겨 준다.   좀 과하다 싶을 만큼 말이다.    나도 덕분에 한국에서 싸 온 음식들을 잘 얻어 먹었다.    로컬 사람들중 여자들은 샴푸나 미용관련 물품을 남자들에게는 귀하다는 콘돔 같은 것들을 준단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쿠바가 미국의 경제제재 후에 워낙 공산품이나 기타 물자가 귀하다 보니 돈보다도 그런 물자들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이 친구는 벌써 5년 전에 이미 왔다 그런 경험을 하고 이번에 과하다 싶을 만큼 들고 온 것 같다.   그런데 제재가 아직은 풀리지 않긴 했지만, 그 때 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도가 많이 약해졌다고 쿠바도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례로, 5년 전엔 한 마을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람들을 찍어준다고 했더니 거의 마을 사람들 모두를 불러세워 같이 찍어야 한다며 기다리라고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겪진 않았으나 어떤 느낌일지는 공감이 갔다.

낮에 뭘할까 하다가 내츄럴 비치에 갔다.   이 친구는 소위 물놀이 튜브랑 공기주입기도 가지고 왔다.   참 대단하다 싶었다.   맥주를 참 좋아하는 친구였다.   난 모히또를 시켰는데 참 맛 더럽게 없었다.  최고급 시가도 들고와서 같이 피웠다.

개인적으론 시가를 좋아 하진 않지만 여기가 쿠바니 한 번 피워봤다.    

하여간 같이 지낸 4일 동안, 그 친구로 인해 배우기도, 잘 얻어 먹기도, 즐겁기도 했다.    연이 닿는 다면 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차메로 집앞에서 본 순간, " 삼촌, 밥 먹었어요?  같이 라면 드실래요? "  난 " 그럼 나야 좋지 "   그래서 그 친구들이 만들어 준 라면 한개, 비빔면 2개, 스파게티 면 남은 것 이렇게 만들어 4명이서 맛있게 먹었다.    라면을 좋아하는 나는 라면 못 먹은지 꽤 되었기에 더 맛있었다.   특히 비빔면이 꿀맛이었다.    

라면을 얻어 먹게 되어서가 아니라 날 삼촌이라며 스스럼없이 대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사실 뭐 딱히 부를만한 호칭도 참 궁색하긴 하다 우리 현재 말이.    그래도 다른 여행객들과는 그저 목례나 눈 마주침 정도인데.

식사를 마치고 내츄럴 비치를 가기로 했다.   차메로가 빌려준 스노클 수경은 어린이용인데다 다 낡아 물이 줄줄 들어오는 것들이었지만, 대충 끼워 맞춰서 그런대로 잘 사용했다.    더구나 처음 해본다는 친구가 너무 잘해 놀랐고, 또 다른 친구는 수영하는 폼이 많이 해 본 솜씨였다.     

처음 해보는 짭짭프로의 물 속 촬영.   중국산이라 물이 들어오지 않을가 걱정도 되었는데 꽤 잘 만든 것 같다.   물 하나도 안샌다.   잠간의 스노클링 후에 타임랩스로 일몰을 찍는다고 어찌하나 했더니 모래사장에 삼발이를 박고 기냥 기다리는게 다다.    일몰까지 있지를 못해 일몰을 담는데는 실패했지만 대충 잘 찍히는 것 같다.

배가 고프다.   역시 물놀이는 금방 배를 고프게 만든다.     라면을 푸짐하게 얻어 먹었기에 저녁은 내가 대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트리니다드에서 찾은 최고의 레스토랑인 산 호세로 갔다.  내가 사는 런던의 왠간한 레스토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아니 더 나은 레스토랑이다.    가장 비싼 요리가 랑고스타인데 나는 그걸 시켰다.   그래야 친구들도 부담없이 시킬 것 같아서다.   이미 한번 먹어본 터라 맛도 좋은 걸 알기 때문이기도 했다.    세대가 달라서인가  친구들이 시킨 것들이 나쁜 초이스는 아니었지만 다소 가격에 맞춘 주문을 한 것이다.   내가 쏜다고 했는데도 택시비와 저녁식사를 N분의 1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이 그 친구들에겐 더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인식을 시키지 못한 내 탓이다.    내 딴에는 라면 잘 얻어 먹었으니 내가 저녁은 대접한다라고 했는데 그게 좀 부족했나 보다.   어쨌든 산 호세 레스토랑은 맛도 좋지만 양도 많다.    다 먹지도 못했다. ㅎㅎㅎ

국물 라면 1개, 비빔면 2개, 스파게티 남은 면 - 4명이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쿠바 트리니다드 내츄럴 비치

두 번의 비치를 다녀온 후유증이 심각했다.    쿠바에 있을 땐 몰랐다.  집으로 돌아오니 난리가 난 것이다.    

다리에 물린 자국 두세개가 전부였던게 종아리와 팔뚝 부위에 부풀어 오른 자국이 다 합해서 100군데는 되어 보였다.

모기나 대충 무는 벌레 정도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게 아니었다.    쿠바에만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흡혈 파리라고도 하고 모래 진드기라고도하고, 뭔지는 아직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잠복기가 있는 벌레란다.     그러니 알 수가 없을 밖에.    처음엔 나만 그런 건줄 알았으나, 조카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나와 똑같은 증상이 있어 한 친구는 벌써 피부과 병원에 가서 주사맞고 약 먹는단다.    결국 다른 두 친구들도 나중에 병원에 갔단다.     의사들 말이 정확한 벌레명은 알 길이 없으나, 잠복기를 갖고 있는 흡혈파리 종류라고 했다고 한다.    난 원래 가려운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벅벅 긁은 덕에 쿠바에 흡혈파리에게 물린 인증 흉터가 종아리에 선명히 남아있다.    쿠바 갔다온지 4개월이 대충 지났는데도 가끔 아직도 가려운 듯 느껴질 때가 있다.   후덜덜덜 ...........        벌레에 물려 이렇게 가려운 적과 이렇게 많은 흉터가 생긴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로컬 사람들은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잘 물리지도 않는 것 같고 물려도 식초바르는 게 전부란다.   한국인의 피가 이 놈들한테 너무 맛있는 건지.......    심한 상태를 사진으로 올릴까도 생각했지만 안 올리는 걸로 결정했다.      하여간 쿠바 여행가시면 흡혈파리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