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50분간의 비행이 끝나고 드디어 멕시코 칸쿤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지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언제나 약간의 긴장감과 설레임이 있다. 처음 가는 곳이면 더욱 그러하다.
비행기 안에서 작성한 입국 신고서(멕시코를 떠날 때 반드시 보여주어야 하니 절대 버리지 말고 꼭 챙겨 놓아야 한다)를 여권과 함께 보여주고 쉽게 공항 관세 창구를 지나 밖으로 나왔다.
도착 시간이 연착으로 인해 새벽 2시가 조금 넘었다.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려 택시 승강장을 물어물어 가 보았지만, 택시는 보이지 않았다. 전혀 택시가 올 분위기가 아니다.
다시 공항으로 들어가 의사 소통의 커다란 장애를 느끼며 겨우 겨우 알게 된 것은 일반 택시는 우리가 내린 공항 안으로 들어 올 수가 없단다.(이 사실 하나를 알기까지 공항 직원들과 안전요원들에게 엄청난 뺑뺑이를 돌았다. "이 곳은 일반 택시를 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요렇게 한마디만 해 줬어도 그렇게 뺑뺑이를 돌진 않았을 것을.)
정부에서 허가를 내 준 택시회사만이 우리를 태울 수 있는데 새벽이라 그마저도 7시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호텔존에 있는 호텔 예약자들이나 비행기 연계 관광객들만 태우는 버스만이 승객을 태우고 떠난다. 5시가 다 되어서야 이 곳 칸쿤 공항의 시스템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하고 어쩔 수 없이 카페에서 7시가 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졸음이 와 잠시 누웠는데 에어컨이 너무 빵빵하게 나와 추워서 옷을 끼워 입고 다시 잠들었다.
결국 7시가 되어서도 택시를 잡으려면 정부에서 승인된 택시회사와 흥정을 해서 타야하는데, 숙소까지 Private(우리만 타는 택시)으로 가면 900페소를 내란다. ㅎㅎㅎ 완죤히 도적넘들이다. 자기가 엄청 좋은 딜을 준다는 것이 600페소다.
300 페소면 떡을 치고 갈 거리를 3배를 달란다. Collectivo(여러 사람이 같이 가는 택시(밴))로 가면 350페소에 간단다.
그럼 다시 내려서 또 택시를 타고 내가 원하는 숙소로 가야 한다. 그런데 어디나 규정대로만 되는 건 아니다.
택시 삐끼가 있다. 슬그머니 다가와 흥정을 한다. 450페소에 데려다 주겠단다. 아침이 밝아오고 몸도 마음도 다소 지쳐서 450페소를 내고 숙소까지 갔다. 좀 더 버티면서 흥정을 잘하면 350페소에 택시를 타고 내 숙소까지 갈 수 있었다. 이 정도가 공항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흥정 같다. 이 택시 운전사(삐끼)는 우버가 칸쿤을 떠나면서 잔존한 개인 자가용 택시인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공항에는 택시나 콜렉티보, 버스를 지키는 경찰이 있다. 이 경찰들은 관광객의 안전이나 공항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반 택시 영업을 감시하는 경찰이다. 이들에게 걸리면 다소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단다. 정부와 경찰이 구역을 정해놓고 이 구역 안에서는 일반 택시나 잔존 우버택시는 영업을 할 수 없게 했단다. 결국, 정부와 경찰이 한 통속이 되어 관광객들에게 엄청난 바가지를 씌우는 꼴이다. 잔존 우버 택시도 1년 전만 해도 300페소 이하로도 갈 수 있었단다. 그나마도 오른 가격인 것이다. 얼마나 칸쿤 정부와 경찰이 허가 택시 회사와 한 패가 되었으면 우버같은 회사도 못 버티고 칸쿤에서 철수했을까 생각하니 설레임을 가지고 멕시코에 첫 발을 디딘 나는 뭔가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멕시코 칸쿤 공항에서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Shit" 이다. 멕시코 칸쿤 정부와 공항 직원들과 경찰들 말이다.
멕시코 칸쿤 정부와 경찰들은 좀 더 멀리 내다보고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우린 이런 식으로 너희에게 "봉"이 되고 싶지는 않다. 스스로 내 지갑을 열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떨까?
멕시코에서는 제복 입은 사람들만 조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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