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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여행

멕시코 여행 : 공짜로 간 엑스플로어(Xplor) - 3시간의 고문과 맞바꾼 미화 250불짜리 엑스플로어(Xplor) 티켓 ㅜ.ㅜ

 

 

멕시코(Mexico)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에 머문 지 4일째 되던 밤에, 세노테를 다니다 보니 필요할 듯도 싶은 스노클 장비나 래쉬가드, 수영복 등등을 구경하러 월마트(Wal-Mart)에 갔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가슴에 달린 명찰과 목에 걸린 패찰을 보니 엑스카렛(Xcaret) 액티비티 상품을 파는 에이전트(Agent) 같았다.  

소개의 말과 더불어 세일즈의 냄새가 물씬 풍겨 대충 흘려듣던 중, 솔깃한 제안을 하나 하는 것이다.

엑스카렛(Xcaret) 호텔을 1시간 30분가량 구경만 하면 일인당 미화 125불짜리 엑스플로어(Xplor) 입장 티켓을 준다는 것이다.    당근 의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나머지 얘기를 들어보니, 신뢰는 별로 가지 않았지만 크게 손해날 것은 없는 것 같았다.(물론 시간을 손해 보기는 하겠지만)  특별한 돈 요구도 사인(Signature)도 필요하지 않은 가계약서 쓰고 한 번 진행해 보기로 했다. 

 

월마트 상주 에이전트와 맺은 가계약서

다음날, 아침 약속한 시간이 10분 지나서 우리 숙소로 픽업을 하러 왔다.   간단한 신분증 확인을 하는데 사진을 찍어 논 여권이나 운전면허증을 보여주니 통과, 그런데 크레딧 카드는 꼭 실물을 봐야만 한단다.   그 이유는 호텔에 가서 뭔가를 살 수도 있으니 그렇단다.   어설픈 설명이지만, 일단 내친걸음이니 끝까지 가 보기로 해 크레딧 카드를 보여주고 호텔로 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것들이 우리를 납치해서 뭘 어떻게 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ㅋㅋㅋ  호텔에 도착해 간단한 확인 절차를 끝냈다.  진행되는 상황이나 호텔 직원들 모습을 보니 완전 구라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진행요원들이 황제 대접까지는 아니지만, 융숭한 대접을 하는 통에 진짜 계약서를 쓰고 PT(Presentaion)를 진행하기로 했다.  계약서라 해봐야 내 사인이 전부고 대충 읽어봐도 독소조항 같은 것은 없었으니까.

 

엑스카렛 호텔 진행요원과 맺은 진짜 계약서

PT(Presentation)를 진행하로 온 여직원은 호텔의 이곳저곳을 소개해주고 설명하며 친절하게 우리를 안내해 줬다.   

 

배고플 즈음해서 호텔 뷔페식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하면서 담당 직원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식들이 괜찮은 편이었다.   멕시코 전통음식들도 있었다.  특히 우유류와 과일들이 맛있었다.

 

 

식사를 마칠 즈음, 벌써 1시간이 넘게 지나고 있었으므로 조금만 더 있으면 미화 250불 티켓을 공짜로(?) 얻겠구나 싶을 때, 아니나 다를까 PT를 담당하던 여직원이 데리고 간 곳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호텔 직원들 역시 뭔가를 파는 세일즈맨들처럼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고, 술과 음료수를 무한 리필해주며 본격적인 세일을 하고 있었다.    호텔이 이렇게 좋고, 특별 세일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호텔 멤버쉽에 가입하라는 것이었다.   최상위 멤버쉽부터 하위 멤버쉽까지 엄청 지루하게 설명이 이어졌고, 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라 치면 다른 직원이 다시 와서 설명을 하고, 나중에는 중간 책임자 같은 사람까지 와서 우리에게 설명을 제대로 했는지 직원들을 다그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내 기분은 점점 더 별로가 되어가고 있었다.  무리 좋은 조건인 듯한 제안이라 하더라도 2시간 정도의 설명만으로, 검증할 시간도 안 주고, 제법 큰 금액을 크레딧 카드로 결제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그 호텔 멤버쉽 세일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살이라도 덜 먹은 나이에, 그래도 배낭 매고 다닐만할 때, 내가 하고자 하는 여행을 하려는 것이기에, 호텔 직원의 멤버쉽 설명은 그다지 설득력이 내겐 없었다.   한 5년 내지는 10년쯤 뒤라면 한 번 고려해볼 만할 듯은 했다.

마지막까지 나를 설득하려고 엄청난 디스카운트를 해 준다고 제안했지만, 현재 내 여행의 목적과 스타일을 설명하고, 10년쯤 뒤에 다시 보자고 하니 더 이상의 설득을 포기했다.   설명회가 끝나고 티켓을 받으러 가는데 또 한 직원이 액티비티 상품을 팔려고 했지만, "씩" 웃어만 주었다.   이때부터 대접이 달라졌다. ㅎㅎㅎ.  3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우린 드~디어 미화 250불짜리 엑스플로어(Xplor) 공짜(Free) 티켓을 얻었다.   아니 공짜 티켓이 아니다.  3시간이 넘도록 설명을 듣고 멤버쉽을 사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받는 "고문"을 당하고 받은 티켓이니 공짜는 아니다. 

 

그리고 여태껏 친절하게 다음 스텝을 알려주던 가이드도 없고, 물어봐도 대답들이 성의가 전혀 없었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제법 투자를 해서 데리고 왔다면 끝까지 유종의 미를 보여 주었더라면 훌륭한 마케팅이 될 수도 있지 않았겠나 싶다.   그들은 혹시 모를 잠재고객과 좋은 이미지의 입소문을 놓친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는 직원에게 내가 화를 내고 택시를 불러달라 해서야 직원의 안내로 한참만에 온 공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ㅋㅋ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이 엑스카렛(Xcaret) 호텔이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호텔이라고 한다.  

난 돈이 없어서 이런 곳에서 숙박하기는 어렵다.  ㅎㅎㅎ   하여튼 나름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