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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여행 삶

캐나다 런던(London)을 떠난 이유 - 가게도 집도 팔고....

문득 든 세상의 여러 좋은 곳을 여행해야겠다는 생각...

그 바탕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나에게 주어진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생각 같다.

어려서 종교적으로 절대적인 것이 있다거나, 전생과 윤회와 같은 말들을 믿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건 다 개구라로 들릴뿐....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생각 자체도 어쩌면 내가 빠질 수밖에 없는 하나의 환상일 수도 있겠으나

그게 헤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면

나는 인생이 한 번뿐이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갈 것 같다.

한 번 뿐이라면 지금 이 나이에 뭘 하는 것이 좋을까?

젊어서 못 벌어본 돈을 벌기 위해 마지막 시간을 투자해야 할까?  NO WAY !

그냥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세상에 널려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공적일지라도 멋있는 

그런 곳들을 내 눈으로 보고 몸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다.

어찌 보면 참 무모한 생각이다.

 

난 먹고살던 조그만 가게를 정리했다.

집도 팔았다.

주변 정리도 나름 했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된다.

한국을 시작으로 3개월, 멕시코 1개월, 다음은 남미 여러 나라 도시들을......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벌어졌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오래가지 않겠지 했던 것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급기야는 코로나 이전 삶으로의 회귀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완전히 새되었다 ! 

 

대안을 찾자.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렵다면, 언젠가 하려 했던 캐나다를 구석구석 돌아보자.

그럼 잠은 어디서 자고, 먹는 건? 이동할 수단은?

캠핑카를 구입해야 하나?

아님 요즘 유행한다는 밴 컨버션(깡통밴을 사서 자기 입맛에 맞게 개조하는 것)을 할까?

경제적인 측면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미니밴을 사서 차박과 에어비앤비를 병행하는 것이 결론이었다.

 

 

 

캐나다 5개 주(Province)를 누비고 다니려면 최소한의 장비가 필요하다.

겨울은 말할 것도 없고 여름조차도 차에서 자는 것은 춥다.

밴쿠버 일부 지역만 제외하면 대부분 추운 지역이라 차에서 얼어 죽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기장판 !

전기장판을 최소 8시간 버텨줄 파워뱅크

최소한의 자동차 유리 단열

공간 확보를 위해 뚤레 루프 카고 박스(Thule Roof Cargo Box) 

 

 

2020년 11월 드디어 출발한다.

일단 내가 사는 온타리오주 도시들을 돌아보고

썬더베이(Thunder Bay)를 마지막 지점으로 매니토바주 위니펙으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 보니 주경계를 넘어가는 일도 마치 다른 나라로 가는 것 같다.

 

13년 살아온 런던을 떠난다.

살아오면서 가장 오래 산 곳이 이곳 런던이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오래 산 곳은 없다.

감정적으로는 가장 암울했던 시기였고, 장소였다.

나름 잘 살아낸 곳이기도 하지만.......